심한 콧물과 재채기 감기 아닌 ´비염´ 의심해봐야

"요즘 아침에 일어나서 찬 공기를 쏘이면 그 즉시 코가 간질간질해지면서 갑자기 재채기가 나오기 시작해요. 이때 콧물이 쏟아지면서 코가 막히는 증세도 함께 나타납니다. 대체로 재채기는 한번 시작되면 5~6차례 연속되고 심지어는 10여 번씩 지속적으로 터지는 탓에 가슴이 아프거나 뻐근해지기도 해요. 마치 수도꼭지를 틀어놓은 것처럼 콧물이 줄줄 흐르기 때문에 걷잡을 수 없고 아무리 화장지로 닦아내도 소용이 없습니다."

고3 수험생 P군은 요즘 쌀쌀해진 날씨에 이러한 증세가 반복되면서 두 눈이 충혈되고 머리가 무겁다고 호소한다. 집중력이 떨어지다 보니 절로 생기를 잃고 수시로 짜증을 부리며, 정신도 멍해지면서 매사에 의욕이 없다. 코까지 막히니 여간 답답한 게 아니고 항상 코를 킁킁거려야 하니 옆에 있는 사람들이 보기에도 정말 안타깝다. 공부에 전념해야 하는 학생으로서는 참으로 고역이 아닐 수 없다.

비염은 낮에만 불편을 주는 것이 아니라 밤이 되면 증세가 더욱 심해질 수도 있다. 수면 중에도 코가 막혀서 잠을 설치는 것은 물론이고 입을 벌린 채로 숨을 몰아쉬어야 한다. 그래서 자고 일어나도 입안의 침은 바짝 말라버리고 편도선 증세까지 나타나 고통스럽기는 매한가지다.

근래에 들어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과거엔 요즘처럼 발병률이 높지 않았지만, 그 질환도 주로 환절기에 나타난다거나 단순히 꽃가루가 날리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믿어왔다. 그러나 사정은 매우 달라졌다. 해가 다르게 환자가 계속적으로 늘어날 뿐만 아니라 그 증상도 어느 특정한 시기나 계절에 관계없이 거의 일년 내내 나타나고 있어 대단한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잠자리에 들 때와 아침에 일어날 때 콧물, 재채기가 심한 것도 비염인가요?

보통 비염의 4대 증상으로 콧물, 재채기, 코막힘, 가려움이 있지만 이 밖에도 비염 환자들의 증상은 천차만별로 아주 다양하다.

지바고한의원(www.zhivago.co.kr) 남상춘 원장은 "콧물의 증상이 아주 심하게 나타나면서 코막힘만 있다든지, 코막힘은 없는데 재채기만 심하게 나타난다든지, 코막힘은 있는데 콧물이 흘러내리지 않는 등 그 증상이 다양하다. 특히 비염의 증상이 심해지면 이런 여러 증상이 함께 나타나면서 일상적인 활동이 불가능할 정도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한 "낮에는 괜찮다가 잠자리에 들 때나 아침에 일어날 때 콧물, 재채기가 심하고 가래를 몇 번씩 뱉는 증상도 비염의 일종이라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통의 비염은 콧물이 코앞으로 흘러내리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코 안이 꽉 막힌 경우는 오히려 콧물이 뒤쪽 인후부로 흘러내리는 후비루의 증상이 생긴다. 후비루의 증상이 발생하면 낮시간에 항상 목이 간질간질한 증상만을 느끼다가 잠자리에 누울 때나 아침에 일어날 때 심하게 재채기를 유발한다. 또한 밤사이 콧물이 기도에 흘러내려 모여 있다가 아침에 일어날 때 한꺼번에 재채기를 하면서 콧물을 뱉어내게 된다. 이 때 비내시경으로 코 안을 살펴보면 코점막이 팽창하여 콧구멍을 꽉 막고 있고 빨갛게 충혈이 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남 원장은 "낮시간에는 콧물이 콧구멍으로 흘러내리지 않을 뿐이지 뒤로는 흘러내려서 자주 목이 간질간질하며 잔기침만 하게 되어 목감기로만 알고 있지 비염이 아닌 것으로 착각할 수 있으나 증상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분명 비염"이라고 설명했다.